왜 사람은 사랑과 관심을 원하는걸까?

— 생존본능, 가치, 그리고 ‘확인’의 오해


사람은 왜 사랑받고 싶어할까. 관심은 없어도 살아가는데 큰 지장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많은 이들은 누군가의 시선과 인정, 애정을 갈망한다. 이 욕구는 단순히 외로움을 피하기 위한 감정의 사치일까, 아니면 더 근본적인 무언가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사랑과 관심의 욕구는 흔히 ‘나약함’으로 오해되지만 실제로는 인간이 사회적 존재로 살아오며 갖게 된 생존 친화적 신경계의 반응에 가깝다. 인간의 뇌는 ‘소속’을 안전 신호로 읽고, ‘배제’를 위협으로 읽는다. 예전에는 집단에서 밀려나는 것이 생존의 위기였고, 그 기억은 형태만 바뀌어 오늘날에도 남아 있다. 그래서 사랑과 관심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나는 이곳에 있어도 된다”는 안정의 신호로 작동한다.


다만 사랑과 관심은 같은 듯 다르다. 관심은 “나는 보인다”는 존재 확인에 가깝고, 사랑은 “나는 중요하다”는 의미 확인에 더 가깝다. 여기서 ‘가치 확인’이라는 표현이 오해를 부르기 쉽다. 사랑받는다고 해서 내가 시장에서 더 비싸지는 것도 아니고, 사랑이 곧 능력의 증명이 되는 것도 아니다. 일반인의 삶에서 사랑이 확인해주는 가치는 ‘몸값’이 아니라 관계 안에서의 자리다. 쉽게 말하면 “나는 대체 가능한 부품이 아니라, 네 삶에서 의미 있는 사람이다”라는 감각. 사랑은 등급을 매기는 평가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내 자리를 확정해주는 신호에 가깝다.


그럼에도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사랑받지 않는다고 해서 가치 없는 사람은 아니지 않은가. 가치는 결국 타인이 아니라 내가 정하는 것 아닌가. 왜 사람은 굳이 타인이라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받으려 할까.


여기서 중요한 구분은 **‘내적 가치’와 ‘관계적 가치’**다. 존재의 가치(“나는 인간으로서 충분하다”)는 원칙적으로 혼자서도 세울 수 있다. 하지만 관계적 가치(“나는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다”)는 본질적으로 둘이 함께 만드는 것이다. 내가 혼자 선언한다고 곧바로 완성되기 어렵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증명’이 아니라 ‘확인’을 원한다. 확인은 내 가치를 평가받기 위한 행위라기보다, 관계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신호 교환일 때가 많다. “우리는 아직 같은 편인가?”라는 질문은 상대를 조종하려는 게 아니라, 내가 관계에 어디까지 기대고 어디까지 투자할지를 정하기 위한 정보가 된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확인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확인이 오히려 감정을 낭비하게 만들고,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신경 쓰는 일이 삶의 흐름을 흐트러뜨린다.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판단하든 그건 상대 몫이고, 내 가치는 거기서 흔들리지 않는다”는 태도는 철학적 원칙이라기보다, 살면서 자연스럽게 체득한 삶의 방식일 수 있다. 통제 가능한 것(내 행동, 내 선택, 내 리듬)에 에너지를 쓰고, 통제 불가능한 것(상대의 마음, 평가, 변덕)은 붙잡지 않는 방식.


특히 어떤 사람에게 안정감의 기반이 ‘가족’처럼 확실하게 존재한다면, 가족 밖의 관계에서 확인 욕구가 더 줄어들 수 있다. ‘내 편이 있다’는 소속감, 그리고 ‘내가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이미 삶의 중심을 잡고 있으면, 외부 관계의 불확실성은 필수적으로 관리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있으면 좋고, 아니면 떠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결국 떠남은 누구에게나 오며 시기만 다를 뿐이라는 인식은, 관계를 가볍게 본다기보다 관계를 영원함의 환상에 묶지 않고 현재성으로 바라보게 한다.


정리하자면,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에 대한 갈망은 ‘약해서’ 생기는 감정이라기보다, 소속과 안정, 존재와 의미를 확인하려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작동 방식이다. 다만 그 욕구를 어떻게 다루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확인을 통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어떤 사람은 확인 없이도 삶의 중심을 지키며 관계를 담백하게 받아들인다. 중요한 것은 누가 더 옳으냐가 아니라, 내가 무엇에 흔들리고 무엇에 안정감을 느끼는지, 그리고 그 방식이 나와 내 관계를 건강하게 만드는지다.

nenen

가족과 더 잘 살고싶은 더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고싶은 소망을 가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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